
출처=Em Beihold(유튜브)
치열한 도심 속 완벽한 번아웃에 직면한 MZ세대, 엠 베이홀드가 던지는 무심하고도 따뜻한 안부
매일 아침 타의로 눈을 뜨고, 쏟아지는 업무와 타인의 시선 속에서 무난한 하루를 연기한다. 완전히 절망적인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딱히 행복하지도 않은 상태. 거대한 우울이라기보다는 마치 내 삶의 모든 색채가 살짝 빛바랜 듯한 무감각함. 오늘날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2030 MZ세대의 내면을 렌즈로 들여다본다면 아마 이런 풍경이지 않을까.
여기, 지구 반대편에서 그 미묘하고 애매한 감정의 틈새를 정확히 짚어낸 뮤지션이 있다. 1999년생 싱어송라이터 엠 베이홀드(Em Beihold)다.
2022년 메이저 데뷔 싱글인 는 발표와 동시에 글로벌 팝 신과 빌보드 핫 100 상위권을 뒤흔들었다. 이 곡이 수많은 이들의 귓가를 사로잡은 비결은 아이러니하게도 ‘솔직함’에 있다. 불안증으로 복용하던 항우울제가 영혼의 에너지를 앗아가는 듯한 느낌, 죽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살아있음을 온전히 느끼지도 못하는 그 먹먹한 상태를 그녀는 피아노 선율 위로 담담하게 얹어낸다.
음악은 결코 무겁거나 처지지 않는다. 오히려 경쾌하고 청량한 팝 멜로디 위에 얹어진 솔직하고 쓸쓸한 가사는 묘한 미학적 대비를 이룬다. 뮤직비디오 역시 기발한 비주얼 연출을 통해 감정의 부유함을 시각적으로 재치 있게 포착해 낸다.
차분히 귀를 기울이다 보면 어딘가 낯익은 온기가 느껴진다. 타인에게 늘 ‘괜찮은 상태’를 증명해 내야만 하는 경쟁 사회 속에서, “사실 나도 조금 무감각해진 벌레 같아”라고 무심하게 털어놓는 그녀의 노랫말은 어떤 거창한 위로보다 강력한 유대감을 선사한다.
지친 퇴근길, 혹은 타인과 나를 끊임없이 비교하다 마음이 헛헛해진 밤이라면 엠 베이홀드의 음반을 틀어보자. 완벽하게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는 그 감각적인 안부가 지친 당신의 하루를 가만히 보듬어줄 것이다.
출처=Em Beihold(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