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혀 있던 문학의 창문을 열고, 그 너머의 새로운 예술을 바라보는 시간

소설, 시, 극, 수필. 인간의 감정과 사상을 담아온 문학은 오랫동안 정해진 언어와 방식 안에서 전개되어 왔다. 한국인은 한글로, 영국인은 알파벳으로, 프랑스인은 프랑스어로 각기 다른 언어와 문화권 속에서 문학은 늘 2차원 평면의 형식을 기반으로 발전해왔다.
그러나 예술의 시대는 변하고 있다. 회화는 사진과 영화에 자리를 내주었고, 미술은 행위예술과 개념예술, 그리고 인공지능(AI) 예술까지 확장되며 경계 없는 복합 예술로 진화하고 있다. 마치 형식을 정립한 뒤 안도하며 잠들었던 예술가들이, 눈을 뜬 순간 전혀 다른 시대에 깨어난 듯한 풍경이다.
이 변화 속에서 21세기의 작품들은 평면적 구속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아우성친다. 펜으로 쓰인 텍스트가 팔과 다리를 얻어 “답답한 공간에서 꺼내 달라”고 말하는 듯하다. 그렇다면 문학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을까?
서울대학교 문예창작동아리 ‘창문’은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해 전시 〈창밖: 텍스트의 배면〉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문학을 ‘언어 예술’이라는 최소한의 정의만 남기고, 나머지는 가변적이고 열려 있는 영역으로 두어 문학과 다른 예술의 결합 가능성을 실험한다.
참여 작가 김동현, 김성훈, 송수빈, 유병성, 유재준, 이재경은 문학이 미술·조향과 만나면 어떤 감각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 탐구한다. 단순히 읽는 텍스트가 아닌, 오감으로 경험하는 문학 바로 그것이 이번 전시가 지향하는 ‘텍스트의 배면(背面)’이다.
전시는 서울 선유도 갤러리 어반플루토에서 2025년 7월 11일(금)부터 16일(수)까지 6일간 열린다. 운영 시간은 매일 오후 12시 30분부터 7시까지이며, 관람료는 무료다. 고정된 문학의 틀을 넘어, 언어가 몸을 얻고 새로운 감각으로 확장되는 순간을 마주하고 싶다면 이번 전시가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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